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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⑲ 꼭꼭숨어라 '가월리 손두부'

입력 : 2015-09-10 12:13:00
수정 : 0000-00-00 00:00:00

 

그동안 맛집 탐방을 하면서 나름 맘속에 정해둔 선정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주변 분들께 일단 추천을 부탁드려본다. 그 중 특이한 추천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는 게 싫다고 그냥 그대로 지금처럼 많이 안 알려져, 아는 사람들끼리만 호젓이 즐기길 바라면서도 알려준 곳이다.

 

자유로 끝에서 오른 쪽 당동 IC로 빠져 문산 적성 방면으로 20km쯤 가다 보면 왼쪽에 군부대, 오른쪽에 ‘가월리 손두부집"이 있다. 이 집은 두부요리전문점이다. 박춘자여사께서 21년째 가마솥 걸고 지금 이곳에서 순두부, 두부전골, 콩국수를 만드신다.

 

 

21년 째 고수한 춘자여사의 비법

이 집 두부는 2가지 특징이 있다. 손두부와 두부전골을 내는 모두부의 탄내 나는 누룽지 맛과, 순두부와 콩탕의 살살 녹는 부드러운 맛이다.

 

 

두부전골은 애호박, 대파, 팽이버섯, 새송이버섯과 소래포구에서 담아오는 새우젓 넣고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 팔팔 끓이면, 부들부들한 두부와 짭조름한 국물이 가장 순수한 두부전골 맛이다. 먹다보면 두부에서 살짝 탄내가 거슬리기도 하는데 손님들 중 열에 두 명쯤은 싫다고 한단다. 탄내가 궁금해 여쭤봤더니 이 집은 콩을 되게 갈아 끓이다보니 솥에 누룽이 생기듯 눌어서 나는 냄새란다. 콩을 안 아끼고 단단한 모두부를 만들다 보니 실속 없지만 그게 21년 째 고수한 춘자여사의 비법이라 하신다.

 

다른 메뉴보다도 기본으로 나오는 콩탕이 더 맛있다. 삶은 배추와 양파 송송 썰고 콩을 곱게 갈아 끓여, 부드럽기가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다. 양념장 살짝 끼얹어 먹으면 밥이고 전골이고 이곳에만 손이 간다.

 

 

기특한 막내아들

이 집은 매일 6시면 문을 닫는다. 멀리서 나들이 겸 두부를 드시러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21년 전 2,500원 짜리 두부요리들이 지금껏 6,000원이다. 또 여기까지 오면 입과 배만 푸짐해지는게 아니다.맨 손으로 나올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차가운 지하수에 담아둔 모두부를 8,000원에 파는데 춘자여사의 얼굴만큼 크고 야무지다. 콩물도 1.5L에 6,000원, 진한 국물에 국수 말아도 좋지만 아이들 간식 두유로도 최고다.

 

‘석성수"(45)씨가 막내 아들인데 고 2때 아버님이 실명하셔서, 아예 부모님 곁에서 농사짓겠다고 결심하고 여태 부인과 밭일하며 두부를 만들고 있다. 이런 청년들이 있어 농촌이 더 든든하고 풍요롭다.

 

 

 

가월리 손두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가월리 154-2

문의 031-959-3974 / 010-2621-3974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쉽니다. (공휴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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